집에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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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책 소개: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퇴사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동일 뿐, 메시지 전달용이 아니다
퇴사를 충동하고 퇴사가 마치 엄청난 혁명적 행위인 듯 선동하는 글귀는 늘 많다. 더구나 청춘을 위로의 대상으로 설정한 이 사회에서는, ‘회사’는 마치 내 것을 앗아간 이기적 유기체처럼 그려지고 ‘퇴사’는 그런 회사가 가져간 내 삶을 다시 찾아오는 복수 행위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퇴사에 대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기로 한 후, 가장 필요한 조치이자 가장 큰 보폭이 요구되었던 행동’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퇴사는 회사에 한 방 먹이는 수단도 아니고 내 삶에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주는 장치도 아니다. 퇴사는 그저 자기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차분히 결정해야 하는, 자기를 위한 조용한 행위일 뿐이다. 저자는 퇴사에 대한 이런 자신의 생각을, 퇴사 후 조용한 일상과 재직 시절의 일기를 담담히 나눔으로써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스스로 멈추는 행위에 대하여
스스로 멈추는 행위는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힘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진단하는 능력, 더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는 판단력, 그리고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그 외의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절제력 등이 그 힘이다. 이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은 ‘스스로 멈춤’을 실천한 후 저자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아무것과도 타협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 딱 그 한 번은, 내게 형언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왔다.’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어떤 타협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 보는 것, 그리고 스스로 멈춰 보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인생에서 한 번쯤은 꼭 해봐야 하는 행위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퇴사를 선택한 그녀에게 회사는 어떤 곳이었을까?


그녀가 적은 5년 간의 일기를 엿보다 이 책의 전반부가 저자의 퇴사 후 단상을 모아놓은 것이라면, 후반부에는 저자가 직장 생활을 하며 적은 5년 치의 일기가 정리되어 있다. 구체적인 사내 이슈를 배제했음에도 소소한 에피소드와 저자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면, 저자의 밀도있던 회사 생활과 저자가 회사와 일을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왔는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회사에 막 합격한 시기부터 신입사원 시절, 그리고 일에 대한 자신만의 태도와 가치관을 다져가던 시기, 승진, 그리고 퇴사를 고민하게 되기까지의 일련의 직장 생활이 진솔하게 적혀있다. 저자의 표현처럼 이 일기는, ‘퇴사 후의 삶이 풍요로운 것처럼 퇴사 전의 삶도 아름다웠다는 기록’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누군가의 두꺼운 일기장을 우연히 주워서 한 장씩 엿보는 기분으로’ 독자가 그녀의 일기를 편하게 읽기를, 그리고 그것이 자발적 멈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책 속 밑줄



나이 앞자리 숫자가 3이 되었다. 아, 물론 한국 나이로다. 신기한 것은 내가 된 것은 30대인데 고민스러운 것은 40대의 내 모습이다. 이렇게 살다가 40대가 되면 행복을 잘 운영하는 내공을 갖추게 될까. 내 안의 여러 가지 감정과 에너지를 잘 다룰 수 있게 될까. 다 떠나서, 당장 내일 죽는다고 한다면 억울하지 않을까. – P.19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진 이 정서라는 놈이 좀 무디면 생활하는 데 편할 것 같은데, 나에게는 무딘 놈이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무딘 것과는 거리가 먼 정서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감수성이라는 아이까지 자주 놀러 오는 바람에 둘을 제대로 돌보는 것은 늘 어려운 과제였다. 정서가 다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었다. – P.48


혼자 하루를 제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언제 일어나는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는 단순히 일찍 또는 늦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자 그대로 ‘언제’의 문제다. – P.56


전투력을 상실했다는 느낌이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지만, 좋은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착하고 순한 것만 생각하고 살아도 인생이 짧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내 인생의 엄청난 변화인지라, 이 또한 보람이 크다. 다행히 전투력까진 아니어도 몰입하는 힘은 여전하니 지적 긴장감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이제 내가 나에게 허락만 하면 된다. 이 여유가 네 것 맞다고. – P.65


화면에 나오는 일상이 평범할수록, 나의 일상과 다르지 않을수록, 나는 나의 일상에 다정해졌다. 조용히 오전을 보내는 일상이, 혼자 밥을 먹을 때 TV 앞에 앉는 행동이, 문득 찾아오는 무료함에 집안을 서성이고, 친구를 만나 별거 없이 한 참 수다를 떨고, 가끔 특별한 일에 설레서 준비하는 것이. ‘다 그렇구나. 다들 조용히 찾아오는 여러 감정과 친구 하면서 하루를 채워 가는구나.’ TV 속 예능이 주는 안도감 덕분에 나는 좀처럼 적응이 안 되던 내 일상에 다정해질 수 있었다. – P.84-85


그나저나 이렇게 하나씩 알아 가면 죽을 때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갈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다 알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내려놓는다. 나는 나를 알아갈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허용한다. – P.90


12년간의 교육을 통해 정답은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뇌 속 많은 부분을 파고들었다 하더라도 자기 페이스를 만드는 일은 양보하면 안 될 것 같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내게 허락된 자아는 하나뿐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누군가가 내 페이스에 개입하려 할 때 이렇게 대답하면 어떨까. “아 그러세요, 저는 이게 좋아서요.” 그 순간부터 많은 것이 달라진다. – P.109

저자의 말



소속이 없는 자기 그대로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나요? ‘소속이 없는 자기 그대로를 마주할 수 있는가.’ 퇴사를 고민하는 이가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질문이다. ‘퇴사 후 무엇을 할 것인가’, ‘경제력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 위한 긍정적 조치인가 부정적인 것을 피하기 위한 수단인가’, ‘퇴사가 최선인가’ 등, 퇴사가 옳은지 점검할 수 있는 질문은 많다. 이 모든 질문에도 퇴사하겠다는 결심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질 차례다. ‘소속이 없는, 그래서 다른 어떤 것으로도 자기를 소개할 수 없는, 자기 그대로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이제 퇴사를 해도 되는 때다. 이 책은 그런 질문들을 통과한 후 나 자신을 마주하는 삶을 살게 되면서 느낀 단상을 적은 책이다.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하고 문득 무료하기도 하고 문득 신나고 문득 바쁜 내 일상과, 그 속에서 찬찬히 정리한 생각을, 스물아홉 개의 에세이로 정리했다. 직장 생활의 분주함, 긴장감, 노곤함이 완전히 사라진, 조용하고 무엇을 하든 넉넉한 이 공간에서, 나는 이제야 내가 나를 반갑게 맞아 주는 기분이 든다. 퇴사를 선택했지만 회사는 내게 소중한 공간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재직 시절 적은 5년 치의 일기로 표현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와 특별히 관계없는 이야기일지라도 담담하니 기분이 편안해질 때가 있다. 내 이야기로 누군가의 널뛰던 마음이 기분 좋게 담담해진다면 좋겠다. 이것이 나의 ‘멈춤’을 지면을 통해 나누는 이유이다.

저자 | 김이연



1987년 태어났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학 및 한국사학을 전공했다. 재학 중 ‘고대신문’에서 2년간 기자로 활동했다. 졸업하면서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5년 동안 인사 업무를 했다. 서른한 살, 삶에서 유보했던 것을 챙기기 위해 퇴사한 후, 삶을 설렘으로 채우며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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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크기 128 × 188 mm
작가

출판사

쪽수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