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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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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책 소개

어느 날 삶에 스며든 맛, 그 보통 아닌 보통의 일상에 대하여

“정직하게, 먹고 마시며 흔들림 없이 산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과 여유로운 휴식. 제주는 종종 몇 가지의 단어만으로 단편적으로 읽힌다. 그 섬에는 정말 위로와 힐링만이 가득한 걸까?『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밑줄, 2019)의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하루는 변화무쌍한 제주의 하늘처럼 다채롭고, 아름답다가도 거친 제주의 파도 같기도 하다고. 노래 자체가 내 영혼을 담는 일이라 어디서나 쉽게 노래할 수 없다던 어느 가수의 말처럼, 그에게 한 접시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일은 그저 레시피를 구현하는 행위만은 아니다. 요리를 한다는 것이 ‘그저 맛있게’가 아니라 ‘본질에 더 가 닿게끔’ 하려는 노력이라는 걸 알고 이 책을 읽는다면, 요리와 와인을 이야기하는 그의 진지함을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동쪽 어느 작은 마을의 식당. 그곳에는 요리와 사람, 사람과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가 교차하고, 살아가는 맛이 깊이 배어 있다. 식당을 열어 3년을 버티기가 버거운 현실에서 일상의 온전함을 지키며 오늘이란 시간을 버텨보는 것. 그 보통 아닌 보통의 일상을 담담하면서도 솔직하게 풀어내는 요리사의 이야기는 ‘식당을 한다는 것’, 나아가 ‘산다는 것’을 다시 생각게 한다.

세상일의 급변함과 부담감은 때론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일조차 불필요한 것으로, 인간관계의 불쾌함은 때론 살며 겪게 되는 경험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게 한다. 책 속 각 장에 담긴 저자의 생각들은 이처럼 외부의 일들로 우리가 때때로 놓치고 사는 삶 속의 유의미한 순간들을 짚어낸다. 첫 번째 장 [제주]는 삶의 배경인 서울과 제주 두 장소의 이야기를, 두 번째 장 [식당]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자연스레 스며든 요리와 사람,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장 [회사]와 [여행]에는 요리와 와인을 이야기하는 요리사라는 삶의 원동력이 되어준 세계의 경험이, 마지막 장 [사람들]에는 삶의 맛을 더해준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제주에서 서양 식당을 하고 있는 한 요리사의 이야기로 삶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먹고 마시는 건 언제나 힘이 되니까.

책 속 밑줄

식당은 바람 잘 날이 없고, 매일이 새롭다.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 싶으면 큰일이 터진다. 수도가 터지고, 배수구가 막히고, 식기세척기가 멈추고, 직원이 그만두고, 임대료가 오르고, 심지어 가게를 비우라고 한다. 외부의 일에 흔들리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경험은 자연스레 굳은살 같은 걸 마음에 만들어낸다. <p.4>

한번은 집주인에게 호미질 좀 하고 살라는 말을 들었다. 난생 처음 들어본 말이다. “살아라!” 라는 명령어는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라든지,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든지, 아니면 욕심을 버리고 살라든지,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행동에 뒤따라야 하는데, 여기서는 그 목록에 잡초 뽑는 일이 포함된다. <p.29>

빈번하게 당근이 그대로 돌아온다. 한 입조차 시도하지 않고. 아니, 한 조각 잘라보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속이 탄다. 아니, 딱 한 입은 먹어볼 수 있잖아. 아니면, 한 조각 잘라서 혀라도 대볼 수 있잖아. 그것도 아니면, 포크로 한 번 찔러볼 수는 있잖아. 이건 완전히 다른 당근이라고… 아니다. 당근을 싫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
<p.97>

이제는 식당에서 메뉴판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본다. 인스타그램 속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이거냐, 이건 뭐냐고 묻는다. 메뉴를 보고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지 않는다. 먹고 싶다는 욕망은 가장 개인적이고 원초적인 본능인데, 이마저 타인에게 의존한다. <p.131>

방향성을 잡는다는 건 진짜 좋아하는 것을 만나는 일이고, 만남이란 대체로 우연히 찾아온다.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많은 경험을 통해 이 우연의 계기를 늘리는 것이다. 사랑과도 같다. 덜컥 찾아온다. 빠지고 나면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식당이란 정말 사랑하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믿는다. 사랑은 언제나 일방향이다. <p.165>

186p따뜻하고 적당한 조도의 전구 조명 아래 사람들은 모두 식당이나 카페에서 무언가 먹고 마시고 있었고, 거리 전체가 떠들썩했다. 그 떠들썩함은 오로지 사람들이 쉼 없이 웃고 떠들며 만들어내는 활력이었다. 그 말이 불어인 탓에 왁자지껄 함에는 리듬감이 있었다.  <p.186>

본질에 집중하길 원했다. 카페는 커피, 식당은 음식. 이 두 가지에 집중하기에도 언제나 버겁다 생각했다. 제주는 관광지이고, 시골에서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어야만 한다. 사진으로든, 글로든, 타인을 자극해야 한다. 본질은 허투루인데 겉은 요란한 게 싫었다. <p.257>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하고, 평생 배우고 경험해야 한다. 그것은 모두 온전히 우리 자신의 것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참 다양한 사람과 만난다. 이 만남 속에서 행복함, 불쾌함 같은 반응을 즉각적으로 마주한다.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다 관두고 싶기도 하다. 짜릿하기도 하다. 그렇지 않은 일이 있을까.  <p.266>

저자 | 임정만

서울에서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2년 남짓 일하다 2013년 제주로 내려왔다.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에서 서양 식당 이스트엔드와 내추럴 와인 바 프렌치터틀을 운영하고 있다. 급변하는 제주에서 불안정한 자영업자로 살고 있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자. 해보고 싶은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5년 넘게 버티는 중이다.

목차

Prologue

첫 번째 이야기, 제주 
“제주가 그렇게 좋아요?” / 바다 욕망과 일상의 온전함 그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 호미질 좀 하고 살라 / 돈, 머문 곳을 기억하는 방식 / “지금 여기서 장사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두 번째 이야기, 식당 
요리를 잘하고 싶어서 / 선택과 집중 / 완전히 새로운 것이 있을까 / 다함께 따라 하고, 다함께 소멸하고 / 첫 주방일 / “샐러드 무한리필 돼요?” / 경양식집을 그만두기로 했다 /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우리의 시간은 끝난다 / 그래도 틈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는다 / 각자 좌절하고 각자 재기할 뿐 / 장사를 오래하는 방법 / 대화 / 청정 제주 암반수로 세척한 참깨, 인도산 100% / 숫자 / “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 / 이것은 까르보나라가 아니다 / 평 가, 단 두 글자가 보여주는 세계 / 대박과 맥락 / 수제와 정성 / 흑돼지를 쓰지 않습니다 /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 번역과 요리 / 인스타그램 1 / 인스타그램 2 / The world’s best…? / 공부한 게 아깝다는 말에 대해서 / 개가 왔다 / Natural wine Bar, 프렌치터틀 / 덕목들

세 번째 이야기, 회사 
함께 먹는 게 좋았다 / 상투적인, 너무도 상투적인 / 퇴사일 확정

네 번째 이야기, 여행 
콜라와 유럽 / 첫 파리 / 유럽에서 우리는 그저 먹었다 / 북유럽 요리의 첫 맛 / 코펜하겐에서의 마지막 식당, 가이스트 / 영국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 런던의 마지막 날 / 런던 아웃, 파리 인 / 걷기 그리고 레몬 한 조각이 든 콜라_파리 / 혀끝에 남은 기억들_이탈리아 / 끓이며 / 솅겐 조약 vs 양자 협정 / 여행의 이유 또는 임시휴업의 변 / 와인 한 잔의 위안, 르 캬바레_도쿄 / 초짜 여행의 장점이란 / 허기의 흐름_간사이

다섯 번째 이야기, 사람들 
목수 아저씨 / 해원 / 주인 아주머니 / 오군 / 그곶 /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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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크기 128 × 188 mm
작가

출판사

쪽수

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