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홀로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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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계간홀로

‘연애하지 마/연애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비연애’가 아닌,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연애 담론을 비판하며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독립잡지. 연애를 당연히 해야 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구성하는 연애지상주의를 규탄하며 2013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공습대작전’이라는 부제로 창간.

어떤 연애는 권장하고 축복하고 강요하지만
어떤 연애는 억압받고 배제 당하고 지워진다.

<계간홀로>는 ‘연애하지 않을 자유’를 추구하는 동시에 정체성이나 이데올로기로 인한 탄압이나 차별 없이 연애할 수 있는 ‘연애할 자유’를 이야기하는 잡지입니다. 잡지에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연애 재현 양상이나 연애 정상성, 결혼 위주의 문화와 제도 등 대한 다양한 필진들의 비판적이고 재미있는 글이 실립니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에서의 ‘연애’는 기존의 연애 담론-이성애 중심주의, 시스젠더 중심주의, 비장애인중심주의, 한민족중심주의, 유성애중심주의, 모노가미 중심주의 등-을 의미하기에 이때의 자유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 실천과 권리를 의미합니다. 한편 ‘연애할 자유’에서의 ‘연애’는 이러한 지배적 연대 담론을 해체하여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즉 연애하지 않을 자유와 연애할 자유는 궁극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향합니다.

책 미리보기

상사의 망상 연애는 어떻게 여성의 밥줄을 위협하는가: 리셔
“뭐가 문제였을까. 부장은 나를 다르게 대했어. 남직원들은 전원 일터에서 만난 부하로, 여직원은 각각 ‘여우’, ‘된장녀’, ‘노처녀’ 등 이름을 붙여 대했어. 나는 ‘여자’ 오직 여자였어. 지금 생각하니 참 이상하지. 왜 그렇게 여직원을 “데이트상대/부인으로 삼기에 이런 점이 결점인 여자”로 생각을 하셨을까. 혼자 김칫국 실컷 마시면서. (…) 직장 망상연애 스토킹이 특히 악질적인 건 피해자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해서야. 가해자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루머에 시달리고 직접적으로는 일감을 뺏기고 팀에서 배제돼. 여자도 사람이라서 임금노동을 하는 것뿐인데 일터에서 여자는 노동자가 아니라 여성이더라고.”


그런 고나리질 왜 안 해주는데요 : 경
“한국 사회 인식 틀 내의 장애 여성은 ‘애인 없고 결혼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연애시장에서 여성은 예뻐야 상품가치가 있다.(이것도 참 웃기는 일이라…별로 상품가치가 있고 싶지는 않다.) 장애가 있는 몸은 큰 결함을 가지게 되어 상품이 되지 못한다. 결혼정보회사에서 1급이 나오는 직장과 조건을 가졌더라도 장애가 있으면 마지막 등급에도 들지 못한다. 이를 잘 아는 외척들은 ‘상처받을까봐’, ‘답이 정해져 있어서 재미가 없으니까’ 필자에게 연애와 결혼에 관한 사항을 일체 묻지 않는다. 존재가 상품이 되는 것도 문제지만 상품에 포함될 자격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문제다. 장애가 있으니 살아가리라 여겨지는 운명이 있는데 그거를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는 느낌이랄까.”


연애 롤플레잉, 혹은 ‘유사연애’ : 짐송
“‘유사연애’라는 말은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정념과 감정들을, ‘연애’로 뭉뚱그려버린다. 즉 ‘일반적인, 보통의, 적정 수준의’ 감정과 관계가 존재하고 그것을 초과하여 특별한 경지에 이르면 유사연애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명명은 연애 관계와 연애 감정의 우위를 승인하고 전제한다. 적정 수준 이상의 친밀 감정이나 상대에 대한 몰입이 연애에만 가능한 특성, 곧 연애의 특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감정과 관계인데 연애가 아니면 그것은 ‘유사’ 연애 즉 연애의 ‘짭’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연애는 빛나는 원본이자 모든 특별한 관계의 이데아인가요?”


내 아이돌의 자유연애는 안녕하십니까 : 싱두
“아이돌 연습생 사이에 말로만 듣던 남녀칠세부동석이 적용되고, 연애 금지를 계약서로 명문화하여 법적으로 유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황에서 모순적인 건 우리 사회에 연애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비정상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연애하는 자는 승자고, 솔로는 패자다. 애인의 존재가 기본 값인 사회에서 솔로는 미(未)연애자가 된다. 한창인 나이에 연애하지 않는 사람은 걱정 어린 시선, 암묵적인 동정에 휩싸여있을 때가 많다. 이런 논리에서 연애가 금지된 아이돌들은 사회가 설정한 ‘한창인 청춘’에 속하지 않는(혹은 속해선 안 되는) 예외적 존재로 분류된다. 그들은 패자인 동시에 승자가 되는 (연애는 못하지만 다수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경계 위치에 서있다. ”


N개의 사랑 : 새벽
“폴리아모리는 내 안의 불안과 나약함을 직면하게 해주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이 관계만은 확실한 ‘내 편’으로 남길 바라는 나약한 마음의 속살이 드러났다. 아무리 깊이 사랑해도 우리는 언제나 서로의 얇은 벽을 넘지 못하는 타자라는 사실, 결국 나는 혼자이고 우리는 잠시 함께 걸어가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독점관계에서 상대를 내 것으로 인식하고 통제하던 습관을 벗어내는 일은 형태를 바꾼다고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폴리아모리 어때요? 라고 물으면 “내 지질함을 직면하는 일이요. 그러나 지질한 상태로 머물지 않는 노력이요”라고 대답한다.“


어리다고 연애도 하지 말라고? : 반디
“너 이 학교에서 여자로 졸업 못해.” 학년 부장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내 멘탈을 완전 부수어버렸다. 모범생으로 살아 온 나의 10년의 역사가 ‘걸레’로 막을 내리는 것인가. 겁에 질려 잔뜩 차오른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꾹꾹 참았다. (…) 학교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이성애 연애 금지 조항에 대해 그럼 게이는 괜찮아요?하고 낄낄대는 학생들의 말에 그 어느 선생님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학생과 면담을 하며 은근슬쩍 누구랑 누구 사귀는 것 아니냐 캐묻는다. CCTV를 돌려본다는 협박은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하고, 그 말에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한다.“


‘사회적 미성년자’에게 연애란 : 이름없음
“난 사회적 미성년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법적으로는 성인이나,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거나,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스스로 노후 대비를 하기 힘든 불안정한 여건 속에 있어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미성년자와 똑같은 행동 규범을 요구받는 사람. 예를 들면 취업준비생, 대학원생, 저임금 비정규직/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이에 해당됨.(…) 그런데,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사회적 미성년자들의 연애를 미성년자의 연애만큼이나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 나야 나 : Nessie Jin
“자세히 읽지 않아도 보이는 ‘남녀 탐구생활♥’이라는 문구. 교내를 지나다가 본 포스터이다. 하도 여기저기에 붙어있어서 나는 얼핏 보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미팅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직업세계 속 젠더의식 강화훈련’이었다. 이게 뭐지? 싶은 마음에 자세히 읽어보니 더 가관이다. 젠더의식을 가르치는 가르친다는 프로그램에서 ‘연애 잘하는 방법’, ‘대화(소통) 잘하는 방법’, 게다가 ‘아직 혼자인 친구들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까지 배울 수 있다고 적혀있다. 대체 뭘 가르치는 프로그램일까. ‘대화(소통) 잘하는 방법’에서는 왠지 ‘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동굴로 들어가기 때문에 여자가 기다려야 한다…’같은 뻔한 멘트가 들리는 것 같다.”


‘혼밥’이 사회적 자폐? 뭔 개소리를 하고 이써? : 짐송
“혼밥은 개인의 식성과 스케줄을 우선시하는 행동인 동시에 딱히 ‘유행’이라거나 ‘현상’이라고 이름 붙일 필요도 없는, 그냥 생활이다. 어쨌든 하루 한 끼 이상은 식사를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어떻게 옆에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주말에는? 전업 주부들은? 식사 시간이 남들과 다른 사람은? 혼자 밥을 먹는 것은 ‘혼밥’이 아니라 그냥 밥을 먹는 것이다. ‘혼’을 붙이는 것은 혼자서 그 행위를 하는 것을 특별한 것으로 분류하고, ‘함께 하는 것’이 그 행위의 본질이라는 합의를 유지시킨다. 아무도 샤워나 배변을 ‘혼샤’, ‘혼똥’이라고 부르지 않잖아요? 애초에 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쎄쎄쎄 같은 행위가 아니고서야, 인간이 혼자 할 수 있는 모든 행위에는 굳이 ‘혼’을 붙일 필요가 없다. 혼밥 대신, 함께 먹는 밥을 떼밥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혼밥은 원래 자연스러웠어야 하는 것이고, 문제는 이를 병리적이거나 이상 행동으로 만드는 사회 분위기와 규범이다.”


나를 흔들지 마세요 : 장무닌
“마음이 동하고 상황이 되면 연애를 하겠지요. 그러다가 생각이 또 잘 맞고 타이밍이 맞으면 결혼도 하겠지요. 안하면 안하는 거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뭐 어떻습니까. 또 묻는다. 결혼을 왜 안하냐고 묻는 여러분 중에 내 나이까지 비혼이셨던 분들이 있습니까? 이십대 후반 비혼 여성의 삶을 살아본 사람이 있습니까? 내가 느끼는 공허함이 비단 싱글이기 때문이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연애하고 결혼한 당신들은 그저 행복하기만 했습니까? 둘 다 해 본 사람은 없으면서, 아니 둘 다 해본 사람은 싱글인 게 도리어 낫다고 말을 하는데 왜들 나한테 이러십니까.”



[에이섹슈얼, 에이로맨틱 특집]

무성애자 퀴어의 항변 – 김무성 드립을 치면 죽이겠다 : 일랑일랑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르겠어요. 언니한테 느껴지는 감정이 동경일까요? 게시판 단골 주제다. 답변은 거의 비슷했다. 키스할 수 있어요? 자고 싶어요? 상상 안 되면 님 그냥 이성애자예요. 세상에, 이 관점으로는 내 과거 연애와 몇 번의 끌림이 부정 당한다. 남자나 오빠로 바꾸고 일반 커뮤니티에 올린다면? 풋풋한 설렘, 짝사랑으로 해석하며, 남녀 간에는 친구가 없다고 하겠지. 당장 섹스할 수 있어요? 못하면 님 이성애자 아닐지도 몰라요. 어색하지 않은가.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의 친밀감조차 연애 코드로 묶는 세상이지만, 눈에 보이는 성별이 같으면 아무리 강렬해도 브로맨스나 걸크러시로 소비된다. 게이와 레즈비언을 지우다 못해, 에이스펙트럼도 배제하는 단어다. 퀴어가 아닌 사람의 논섹슈얼적 끌림을 표현한 단어라고? 엄연히 존재하는 로맨틱 에이섹슈얼은?”


‘진도’ 나가라고 흐즈므르, 사귀는 거 아니니까! – ‘논커플’ 덕질과 정체성 투쟁 : 단삭
“즉 오타쿠의 ‘커플링 권하는 사회’ 속에서 내가 논커플덕으로서의 취향을 찾아가게 된 것은 무성애자로 정체화한 과정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수 년 동안 내가 논컾이라는 개념조차 접할 수 없었다는 건 시사적인 일 아닐까? 만약 그때 에이븐 번역과 무성애라는 언어를 얻지 못했으면 나는 아직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기분으로 스스로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내 덕후로서의(/창작자로서의)취향을 가리킬 적당한 단어를 찾기 위해 오타쿠 공간의 지배적 문화인 ‘커플링’의 언어를 빌려오고 다시 배제하는 먼 길을 돌아와야 했던 이유와, 무성애자로서의 내 정체화가 늦어진 이유가 그리 멀리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누가 나에게 ‘연애감정’에 대해서 알려줘 : 인본주의양 블랑까
“연애지상주의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많은 알로로맨틱 사람들은 24시간 설렘 대기조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주변의 무난한 사람에게 무난한 계기로 반해버리기도 하고, 연인이 있지만 처음처럼 두근거리지 않는다며 새로운 상대를 찾기도 한다. A에게 고백했다가 차이고 다시 B한테 고백하고, 그러다가 C를 만나고는 이 사람이야말로 나의 인연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사랑 그거, 네 생각처럼 특별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프로젝트 책임자 | 이진송

계간홀로를 만드는 발행인 ‘짐송'(이진송)은 여자가 25년간 연애를 하지 않으면 학이 된다는 도시 전설에 항거(?)하여 26세가 되던 해 <계간홀로>를 창간했습니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 <미운 청년 새끼>(공저),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를 출판했어요. 연애 관련 이슈마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거립니다.

주의사항 ATTENTION!

계간홀로는 컴맹인 발행인이 한글2010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만듦새가 매우 엉성하고, 대부분의 지면이 흑백이며, 텍스트 위주의 잡지입니다. 이미지가 깨지거나 오탈자도 있어요. 기존의 출판물, 독립잡지의 이미지나 디자인 퀄리티를 상상하시면 받았을 때 실망하실 수 있어요. 그러나 저는 언제나 내용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멋진 필진들이 이번에도 좋은 글들을 보내주셨거든요. 출판물은 각기 목적이나 지향점이 다르기 마련인데, 계간홀로는 한정된 능력과 자원을 내용에 몰빵, 디자인을 포기한 잡지입니다. 구매 전에 이 점을 고려해주세요!

#연애하지않을자유 #연애하지 않을 자유 #비연애인구전용잡지 #비연애

추가 정보

크기 148 × 210 mm
출판사

쪽수

138